업비트 해킹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 은행과 동일한 무과실 보상책임 추진
최근 발생한 업비트 해킹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무과실 보상책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이용자 보호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려는 시도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 의무와 배상 책임을 재정의하려는 취지가 명확하다. 본문에서는 업비트 해킹을 출발점으로 규제 변화의 핵심 내용, 무과실 보상책임의 적용 범위와 실무적 영향, 그리고 거래소와 이용자가 준비해야 할 실질적 대응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
업비트 해킹 이후 강화되는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 배경과 필요성
업비트 해킹 사건은 단순한 한 건의 보안 사고를 넘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성 문제를 부각시켰다. 특히 대형 거래소에서 발생한 피해는 다수의 이용자 자산 손실로 직결되며, 기존의 책임 규범으로는 피해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은행 수준의 무과실 보상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거래소가 보안·관리에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사용자에게 손해를 입증할 필요 없이 보상해야 하는 강력한 책임 전환을 의미한다.
무과실 보상책임을 도입하려는 필요성은 몇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기술적 복잡성으로 인해 이용자가 거래소의 내부 보안체계나 운영 실태를 정확히 알기 어려우며, 피해 발생 시 증명 부담이 지나치게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둘째,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동일한 서비스 성격을 지니는 금융기관과의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방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거래소가 예방적 보안 투자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전반적인 시장 안정성을 높이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다만 규제 강화는 단순한 책임 부과에 그치지 않고, 세부적인 실행 방안과 예외 조항, 감독·집행 메커니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해킹 원인이 이용자 과실인지, 거래소의 고의·중과실인지, 아니면 기술적 결함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와 배상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무과실 보상책임의 도입은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세심한 법적·행정적 설계와 함께 거래소의 자금력, 보험·준비금 규제 등이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은행 수준의 무과실 보상책임 도입 취지와 핵심 내용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수준의 무과실 보상책임’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운영상 발생한 손실에 대해 사용자의 귀책 사유를 묻지 않고 보상하는 원칙을 말한다. 은행은 예금자 보호와 유사한 공적 기대가 형성되어 있어 운영상의 손실에 대해 일정 수준의 책임을 지는 관행과 제도가 발달해 왔다.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에 적용한다는 것은 거래소가 전자적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주체로서 이용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법적·사회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반영한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무과실 보상책임의 기본 원칙: 거래소는 해킹·운영상 오류 등으로 인한 이용자 손실에 대해 이용자의 과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보상해야 함.
- 보상 범위 및 한도 설정: 전체 손실을 무제한 보상하는 것이 아닌, 거래소의 규모·자산유형·보험 가입 여부 등을 고려한 합리적 한도 규정이 병행됨.
- 예외 규정과 증명책임: 이용자가 악의적 행위를 한 경우나 명백한 이용자 과실이 입증되는 경우 등 일정 예외는 인정될 수 있음.
이와 같은 제도 설계는 실무적으로 다양한 보완 장치와 함께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거래소에 대한 내부통제·보안기준을 강화하고, 제3자 보안평가·정기적인 감사 의무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거래소가 가입해야 하는 손해배상 보험의 최소 요건을 규정하거나, 비상시를 대비한 자산 예비금 마련을 의무화하는 등 실질적 보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적 규제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법적 책임을 전가하는 수준을 넘어서 거래소의 운영 투명성과 시장 신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법적·제도적 구현 과정에서는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 기술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 간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무과실 책임의 적용 시점, 소급 적용 여부, 분쟁해결 절차와 지급 보전 메커니즘 등 세부 규정은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통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멀티시그(Multi-signature), 콜드월렛 관리 기준, 키관리 체계, 접근통제 정책 등 구체적 보안 표준을 법규화하거나 행정지침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래소·이용자에 미치는 영향과 실무적 대응 과제
무과실 보상책임이 도입되면 거래소 운영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과 제도 준수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보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료 상승, 예비자금 적립 의무, 보안 인력 확충 등 운영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또한 보상 기준과 프로세스가 엄격해지면 거래소는 사고 발생 시 신속한 피해 조사와 투명한 공지, 효율적인 보상 절차를 마련해야 하므로 내부 운영체계와 고객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이용자 관점에서는 보호 수준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거래 수수료 인상이나 일부 서비스의 축소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거래소나 해외 사업자는 강화된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시장 집중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반면 대형 거래소는 규제 준수를 통해 신뢰도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
실무적 대응 과제는 다음과 같다.
- 거래소 측면: 보안 인프라 강화(키관리, 멀티시그, 콜드스토리지), 정기적인 외부 보안감사, 보험 가입 및 예비금 적립, 내부통제·사고 대응 매뉴얼 정비, 고객 커뮤니케이션 체계 고도화.
- 이용자 측면: 거래소의 보안·재무 상태에 대한 사전 확인, 자산 분산 보관 전략(거래소 지갑과 개인 지갑 분리), 2단계 인증 등 기본 보안 수칙 준수, 사고 발생 시 증빙 자료 보존.
- 규제당국 측면: 현실적인 보상 한도와 예외 규정 마련, 감독·집행 역량 강화, 중소 거래소 지원책 병행, 국제 규제 정합성 확보를 위한 협의.
또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신속한 피해 신고와 조사, 임시 보전 조치, 중재·소송 절차의 간소화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기술적 사고의 경우 원인 규명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초기 피해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보상 체계나 지급 보전 장치도 고려해야 한다. 거래소는 사고 대응 시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피해 복구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에서는 금융기술(핀테크)과 블록체인 기술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산업 전반의 협력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보안 프로토콜과 상호운용성, 지갑·키 관리 기술의 발전은 거래소뿐 아니라 이용자 보호에도 기여할 것이다. 정부의 규제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와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업비트 해킹을 계기로 제기된 은행 수준의 무과실 보상책임 도입 논의는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책임의 범위·한도 설정, 보상 능력 확보, 예외 규정 설계, 감독·집행 체계 정비 등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거래소는 보안 강화와 내부통제 체계 정비를 통해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준비를, 이용자는 거래소 선택과 자산 관리에 더 높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심화 정보나 제도 변경에 따른 실무적 체크리스트가 필요하면 구체적으로 도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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